2006/12/28 10:25
[즐거운 보고듣기]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자주 보는 주제 '동성애'인데,
이게 한국영화에서 한국사람들의 모습으로 보니 상당히 다른 느낌이더라.
잘나가는 기업가 2세 재민(이한)과 고아원에서 막 독립한 수민(이영훈)의 사랑이야기.
재민은 대리 운전 기사로 온 수민에게 바로 반하고,
이런 재민을 밀어내다 결국 받아주는 어리고 잘생긴 수민.
뭐 좋은 집안을 가진 재민의 환경으로 인한 고난에...예쁜 약혼녀...
외국 영화,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인물 구성에 상황 설정이라 스토리 자체는 전형적인 편.
하지만 역시 한국사람들의 모습이라 스토리는 뻔한 듯해도 영상에서 오는 충격은 제법 있다.
내가 개방적이라 자부하진 못해도, 잡다하게 이것저것 잘 소화하는 편인데...
[후회하지 않아]를 보면서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것도 가식이다 싶었다.
화면을 보면서 가끔 움찔하는 나를 발견하고 왠지 누군가에게 미안한 기분도 들더라.
한국에서 생소한 동성애라는 주제와 배우들, 음악은 좋았지만,
동성애라는 알맹이를 싸고 있는 계급의 차이의 포장지는 영 껄끄러운...
한명은 좋은 집안, 아름다운 약혼녀, 금전적 여유가 있는 얼굴 하얀 남자이고,
다른 한명은 고아원 출신, 노동자로 일하다 호스트바 접대부가 된 어린 남자라는 포장지.
그 설정에 대한 거부감만 빼면 몇 번 더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한이란 배우...반했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는 장면이 있었는데,
국내에서 이 정도로 처연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젊은 남자배우가 있을까 싶었다.
이병헌의 고집스런 처연함과는 다른,
유지태의 지성으로 살짝 감싼 처연함과는 다른,
조승우의 솔직한 처연함과는 다른,
아리고 여려서 인어공주처럼 물거품으로 흩어질 것 같은 느낌.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애인, 사랑에 죄책감을 강요받는 동성애자...
죄 없는 소수를 죄인처럼 숨어살게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건 분명 의도한 다수, 무지한 다수, 무관심한 다수의 죄라고 생각한다.
무지를 변호로 내세우기에는 우리 모두 찾으면 찾을 수 있는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잖아.
MUST HAVE_관심


